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원수와 하룻밤을 보냈을 뿐인데
로맨스판타지 장편소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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원수와-하룻밤을-보냈을-뿐인데_연재용(고화질).jpg
​
작가 | 달수정
19세 이용가

네이버 시리즈 수요매열무 런칭작
작품보기.png


“정말 볼품없는 거 알아요?”
​
라피에르 대공이 내 앞길을 망쳤기에, 나 또한 그에게 똑같은 굴욕을 주려 했다.
그렇게 그의 저택에 침입해 그를 괴롭히려 했다.
​
“뭘 먹인 건가?”
“어머, 어떻게 알았어요? 당신이 마신 물에 뭐가 섞였게요?”
​
거짓말도 조금 섞어서.
​
“황녀, 후회할 텐데.”
​
그렇게 그가 죽고 싶어질 정도로 조금만 괴롭힐 생각이었건만.
​
“어머나, 지금 좀 간질였다고 좋아하는 건가요?”
​
방심하던 찰나,
​
“꺄악!”
​
반대로 그에게 잡히게 되었다.
​
“꼴이 우습게 됐군요, 황녀 전하.”
​
게다가 달아나려던 순간 게이트가 닫혀버리는 바람에 벽에 끼이고 말았다!
그렇게 허공에 매달리게 된 나는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태로
결국 그와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다.
그렇게.
꽤 오랜 시간 여러 번, 
그와 그렇게 나름의 욕구만 채울 수 있는, 나쁘지 않은 시간이 흘렀건만.
​
“황녀 전하.”
“왜 불러요?”
​
잠자리가 끝났기에 적당히 돌아가려던 찰나,
함께 있던 그가 내 허리를 끌어안으며 물어보았다.
​
“우린 무슨 사이입니까?”
​
그가 그런 질문을 했다.
그래서인지 나도 모르게 쉽게 말이 흘러 나갔다.
​
“증오하는 사이요.”
​
몸을 나누었더라도 그가 내게 했던 만행은 잊지 않았기에.
​
“….”
​
다만 그도 그렇게 생각할 줄 알았건만.
​
“…그렇, 습니까….”
​
그의 상처받은 표정을 보니 무언가 잘못된 것 같기도 했다.
하지만 그렇다고 별다른 감정이 들진 않았다.
​
그는 여전히 내 기회를 빼앗고, 내가 가장 바라던 걸 부쉈으며, 내게는 그저 보기 좋고, 몸이나 만족시켜주는 아름다운 존재일 뿐이었으니까.
​
“그럼 제가 전하의 꿈을 이뤄드리면, 우리 사이는 달라질 수 있는 겁니까?”
​
그가 그렇게 묻는 데에도 그저 대수롭지 않게 대답할 수 있었다.
​
“그래요.”
​
다만 그 말 때문에 그가 미쳐버릴 줄은 몰랐을 뿐이다.